스톡옵션으로 뒤통수 세게 맞을 때 당황하지 않기

2021. 6. 9. 15:41스타트업

이 글은 스톡옵션과 관련해 생각보다 흔히 발생하는 사례를 염두하고 작성했습니다.

 

관련해서 아래 글을 미리 읽어 두시면 더 좋습니다.

2021.06.08 - [스타트업] - 스톡옵션 또는 주식매수선택권, 얼마나 알고 계신가요? (2)

 

비단 스톡옵션 뿐만아니라 노사간의 분쟁에서 사측은 도박판에서 판돈이 마르지 않는 갬블러처럼 구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서 잠깐.

 

분쟁에서 가장 중요한 사항은?

 

내가 무지무지 존경하는 손무님이 말씀하셨던 것처럼 분쟁상황에 가지 않는 게 가장 남는 겁니다.

우리 삶은 유한하고 쓸 수 있는 자원은 부족한데, 분쟁에 휘말리면 삶을 누리지 못하고 살아남기 위해 이기는 데 거의 모든 자원을 탕진할 수 있습니다. 이긴다는 보장도 절대 없구요.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피할 수 없는 싸움이라도 피할 방법을 찾는 겁니다. 싸우면서도 피하기 위해 상대방에게 끝까지 피할 명분을 주는 게 중요합니다.

 

그럼에도 상대방이 굽히지 않고 오판을 해서 계속 싸워온다면, 어쩔 수 없이 표도르의 눈빛으로 마음을 추스려야 합니다.

 

아래 동영상 60초 정도에 이르면 에밀리야넨코 표도르(효도르는 표도르 발음이 안되는 일본식 표기)가 케빈 랜들맨에게 된 통 당할 뻔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기본적으로 딱딱한 바닥이 아니라는 행운도 있지만 그 와중에도 몸을 말아서 상대방에게 역습할 기회를 찾아 내어서 '기무라' 기술로 마무리 하는 장면을 기억했으면 합니다.

 

 

물론 노동자(근로자)는 에밀리아넨코 표도르가 아닙니다.

당연히 회사도 무적은 아닙니다.

 

차가운 이성과 무심함으로 대응하면 의외로 해볼만 한 싸움입니다.

이 승부의 관건은 흔들리지 않는 멘탈을 견지할 수 있느냐 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멘탈을 견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남의 일 보듯 하는 것입니다. '무심함'을 이미 말씀드렸죠?

어떤 공격을 해도 흔들리지 않으면 상대방이 더 힘들어집니다. 

 

회사들의 공격은 주로 자존심을 건드리는 형태을 띱니다.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거나 퇴사를 하겠다고 했다거나 업무성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거나 하는 이야기들을 뿌려대며 고립시켜 옵니다.

 

스스로 괜찮다고 하고 신경쓰지 않는다고 하지만 그들이 보내온 각종 옵션들이 들어간 상자를 열어보는 순간 다시 전혀 안괜찮은 상황에 빠집니다. 절대 안 괜찮습니다. 혼자 계시면 안됩니다. 반드시 누구랑 시간을 보내며 잊거나 아니면 다른 취미에 주의를 돌려야 합니다.

 

생각한다고 해결이 나는 것도 아닌데, 조바심에 빠지고 자꾸 다시 들여다봅니다. 해당 상황에 중독이 되는데 이 중독을 해결하지 못하면 분쟁에서 이기기도 힘들고 이긴다고 해도 후유증이 엄청 오래갑니다.

 

역설적이게도 마음만은 반드시 해당 상황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주변에 도움 줄 분들을 찾아야 하고, 혼자서 싸우면 안됩니다. 

내가 혼자이기 때문에 상대방이 마르지 않는 돈줄을 쥔 도박판의 도박사처럼 보이는 겁니다.

 

자 본격적으로 싸움에 들어가 볼까요?

 

1. 마르지 않는 돈 줄? 마르는 돈 줄!

내가 쫄아서 그렇지 상대방의 돈 줄은 마르기 마련입니다.

회사가 소송이 걸려서 좋을 건 하나도 없습니다.

 

소송과 같은 공개적인 분쟁이 좋은 점(?)은 공개적인 분쟁이므로 공개가 가능하다는 겁니다.

 

비공개적으로 나를 공격하던 회사는 이제 공개적으로 논리싸움에 접어듭니다.

 

예전에 시골마을에 말 그대로 무법자가 한 명 있었습니다. 그 무법자는 우리 아버지에겐 꼬박꼬박 '형님'이라고 했는데요. 그 분이 아버지께 말씀하셨다고 합니다. '형님, 저는 잃을 게 없어서 무서운 게 없습니다. 경찰이 감옥 보내면 가면 됩니다. 한 번 다녀왔는데 두 번 못가고, 두 번 다녀왔는데 세 번 못가겠어요?'라고 했답니다. 감옥가면 공짜밥 먹는다는 생각으로 발상을 전환한 분입니다. 경찰이 오히려 이 사람의 비위를 맞추고 그걸 즐겼던 분입니다. 그런 사람도 마음을 얻으면 형닙 대접을 해줍니다.

 

회사는 상대적으로 잃을 게 많습니다. 소송이 공개되고 회사의 잘잘못을 낱낱이 드러내는 순간 회사는 직접적 간접적으로 돈 줄이 마르게 되어 있습니다. 

 

2. 작용과 반작용

 

우세한 걸 믿고 함부로 대한 것들에 대해 억울해 하지 말고 이를 그들의 잘못으로 차곡차곡 쟁여 놓으면 됩니다. 불합리하고 부당할수록 그 압박에 따른 작용은 반드시 반작용으로 돌아가게 할 수 있습니다.

 

억울해 할 것이 아니라 배상 또는 보상 받을 적립금으로 보는 훈련이 필요합니다.

 

마르지 않는 돈 줄에 기대 철대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굴며 괴롭힌 것들은 자충수가 되어 스스로를 무너뜨리게 됩니다. 영원할 것 같지만 영원한 것이 어디 있던가요? 청주에 있는 철당간처럼 오래가는 게 있다고 하시는 분들이 계실 지 모르지만, 고려시대 철당간은 혼이 깃든 예술품입니다.

 

불합리하고 부당하게 노동자나 괴롭히는 회사는 철당간이 못됩니다. 철당간 정도 되는 회사라면 분쟁이 생기지 않을 겁니다.

 

3. 내 감정에 매몰되어 일방적이지 않기

 

내가 선이고 상대방이 악이라고 생각하면 안됩니다. 언제나 상대방도 입장이 있기 마련입니다. 내가 옳다는 함정에 빠지면 상황을 못보고 감정에 휘둘립니다. 내가 일방적이지 않은 지를 되돌아 보는 것은 그래서 어마어마하게 중요합니다.

 

일방적인 감정을 배설하는 것이 아닌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는 일기를 쓰는 걸 권합니다. 내 탓도 말고, 남 탓도 말고 분쟁에 있어 원인을 탐구하는 탐구일지를 쓴다고 생각하면 더 좋습니다.

 

당연히 쓰다보면 감정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나를 객관화해서 '앗, 경계다'라는 한마디 뱉으세요. 내가 선이라고 생각하고 상대방을 악이라고 생각하면 할수록 내 삶이 피폐해지고 지옥문을 열 수 있습니다.

 

법을 조금 알고 회사에서 프로젝트를 관리해본 경험이 있다는 경력으로 인해 분쟁에 대한 하소연을 많이 듣는데, 극히 몇몇분을 제외하고 대부분은 스스로를 객관화 하지 못하고 점점 감정의 구렁텅이를 깊게 파면서 스스로를 거기에 가둬놓는 경우를 많이 봅니다.

 

입으로는 나는 객관적이라고 하는데, 실상은 스스로에게는 핑계와 변명이 준비되어 있고 (돌려서 말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지만) 상대방은 그냥 말종이어서 그렇다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이런 경우가 가장 위험하고 합리적인 결론에 도달하기 힘이 듭니다.

 

절대 내 감정에 매몰되어 일방적이지 않아야 합니다.

 

아쉽지만 글이 너무 길어져서 마무리 하자면,

 

뒤통수를 맞았어도 싸우지 않을 방법을 찾아보고,

싸우게 되면 쫄지말고(임전무퇴의 화랑정신),

상대방이 잃을 게 많다는 걸 확인하되,

상대방을 악마로 보는 건 하등의 도움이 안될 뿐만아니라 내 삶을 수렁으로 집어넣는 지름길이므로 객관화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겁니다.

 

각종 회사가 취하는 옵션들은 대부분이 뻥카입니다. 마르는 돈 줄을 기억하세요.

 

내가 쓸 수 있는 공격법을 원하시는 분들이 계실텐데, 책대로만 하면 오히려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위험해질 수 있어서 공개적으로 남기기가 부담스럽네요. 민간처방 잘못쓰고 병을 키워서 손쓰기도 어려운 지경이 될까봐 염려되어서요.

 

멘탈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잘 찾으셔야 합니다.

 

취미생활, 산책, 독서, 스터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삶에 재충전을 하는 방법을 찾아서 멘탈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A sound mind in a sound body brings the ability to enjoy life!

 

그리스 철학자인 탈레스가 오래 전에 간파한 내용입니다.

건전한 육체에 건전한 정신이 삶을 즐길 수 있게 만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