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살기(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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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턴리걸(Boston Legal)과 조국의 시간
미국 드라마 가운데 법정물을 좋아하는데, 특히 보스턴리걸을 매우 좋아합니다. 늘 아웅다웅하는 두 주인공이 서로 다른 견해에도 불구하고 '존중'하고 우정을 나눈다는 점이 특히 좋았습니다. 법이 규범학이라는 점을 이 드라마는 특히 더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규범학. 진리의 영역이 아닌 사회적 현상과 사건 등에 대한 사회적 해석과 처리에 대한 것을 정의하는 학문이라고 풀어 쓸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과연 사람이란 무엇인가? 태아는 사람인가? 뇌사자는 살아있는 사람인가? 죽은 사람인가? 사형제도는 옳은가? 이런 물음에 대한 적절한 선을 찾아 내는 것이 규범학이고, 절대적인 진리의 영역이 아니라 판단과 선택의 영역이지요. '보스턴리걸'은 각 에피소드에서 이런 규범학적 질문에 대해 끊임없이 도발을 합니다. 드라..
2021.06.15 -
남의 삶에 간섭을 하려면...
다 큰 성인에게 충고하는 건 매우 위험한 짓이다 언젠가 그런 깨달음을 가졌다. 그래서 항상 이 깨달음을 먼저 가져본다. 충고를 하고 싶으면 일이 되게 하는 방향으로 하라. 그리고 일이 되게 돕지 못하면 기다렸다가 실패했을 때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라도 준비하라. 남의 삶에 간섭을 하려면 최소 그 정도는 해야 간섭할 수준이 되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을 오롯이 믿어라도 줘라. 삶에 중요한 것들이 오죽 많을까? 결혼, 취직, 진학 등등 모두 중요하지만...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뭘 하려는가이고, 그게 정답이 없는 활동이기에 그가 스스로 방식으로 정답을 찾게 해주어라. 대신 살아줄 수도 없고 살아줘서도 안된다. 스스로 삶을 살아가기도 벅차야하고, 그 와중에 벅찬 삶을 나눌 사람을 만나면..
2021.01.18 -
벼는 물을 싫어한다고 한다. 의외로...
상식이 뒤집힐 때 매우 충격을 받는다. 내가 매우 사랑하는 벼 박사인 형이 '벼는 사실 물이 고인 논을 매우 싫어한다. 논에 물을 대는 건 벼가 물을 싫어하지만 물에 강하고, 다른 식물이 벼만큼 강하지 못하며, 벼가 물을 많이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라고 해서 충격을 먹었던 적이 있다. 나를 아는 사람들은 의외일 지 모르지만 나는 규율을 좋아하지 않고, 규율대로만 살라고 강조하지 않는다. 심지어 나는 노자를 한동안 내 삶에서 매우 가까이 두고 사려던 사람이기도 하다. 나는 규율을 싫어하지만, 규율이 제공하는 안전에서 벗어나면 살기 어려운 매우 갸냘픈 존재다. 그런 점에서 나는 벼를 매우 닮았다. 좋은 의도로 나쁜 결과를 가져오는 매우 나쁜 습관 강형욱 훈련사는 항상 강아지를 기르는 사람들의 태도에 대해 ..
2020.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