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9. 10:13ㆍ개나소나 인공지능
옛날 교육이 진리는 아니기에 옳다고 여기고 하는 말은 아닙니다. 다만, 고민의 바탕에 함께 두었으면 하는 마음으로 글을 적어봅니다.
예전에는 태어나면 소학이란 책을 읽히고 몸에 익히게 하려고 했습니다. 물론 생각처럼 잘 되지는 않았던 모양입니다. 칼을 든 선비라던 남명 선생은 '쇄소응대도 모르면서 하늘의 도를 이야기 한다'고 했다고 합니다. 소학의 핵심을 '쇄소응대', 즉 물뿌리며 빗질해서 주변을 정갈히하고 사람을 예로 대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하늘의 도'를 이야기 한다고 하는 건 '대학'을 이야기 한다는 뜻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예전에 우연히 소학과 대학은 '초급', '중급', '고급'과 같은 과정이 아니라 익혀야 할 대상의 차이라는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도올 선생의 이야기였는데, 이 점은 남명 선생의 이야기와 상통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소학을 책으로 뗐다고 소학이 가르치는 삶을 사는 게 아니라 소학의 가르침은 삶을 마무리할 때까지 익혀야 한다는 겁니다.
초등학교가 지식의 기본을 다지는 '초급'과정처럼 인식하면서 '소학'을 통해 사회적으로 필요한 요소를 몸에 배게 하는 교육은 사라지고 있습니다. 점점 더 기능에 매몰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이젠 더이상 듣기 어려운 해묵은 이야기인 전인교육은 소학의 가치를 제대로 구현못하고 있기 때문은 아닐까 싶습니다. 성적과 지식이 중요해지고 경쟁만 남는 세상이 어떻게 변했는 지 저만 느끼는 건가 싶습니다.
그래서 초중등 교육과정의 인공지능은 인공지능을 배우거나 활용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윤리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고민하게 하고 섭렵하게하고 체득하게 하는 과정이 더 중요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다행히도 교육부가 처음 인공지능을 이야기 할 때 윤리에 관심을 둔 것은 고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윤리 교육이 아니라 윤리 선언에 그치고, 그 선언문도 지나치게 모호하고 막연해서 아쉬울 따름입니다.
초중등에서 인공지능 교육은 'OECD'가 '창의력'을 높이고 '비판적 사고'를 넓히는 방식으로 교육을 구성하자며 여러가지 방법론을 실험한 것처럼 그런 방법론들에 인공지능을 적용하며 창의력을 더해갈 수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 저는 여전히 초중등과정에는 윤리적 활용에 대해서 고민하고 실행하며 다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믿습니다.
인공지능시대 맞이한 상황에서 이제는 좀 지식 습득에 집착하는 태도에서 벗어나 정말 뭐가 중한지 돌아볼 때가 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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