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가 필요한 세상

2023. 3. 22. 09:22개나소나 인공지능

'두낫페이'라는 인공지능 법률 상담 서비스 기사를 보고 '자연어처리'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두낫페이가 다른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지만, 당시에는 채팅을 통해서 인공지능이 '주차위반'에 대한 이의제기를 도와주고 문서를 자동으로 만들어 줬다고 합니다. 그것도 무료로...

 

전문지식의 가치가 헐값에 유통될 수 있고, 거기에 기술이 역할을 한다면 그 기술을 나도 먼저 배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데미(udemy.com)에서 자연어처리 관련 강좌를 신청했는데, '확률'과 '벡터' 같은 이야기를 하면서 '낱말 자루(bag of word)'라는 기술부터 시작하더군요. 따라서 진행을 해보면서 이 강좌는 내가 원하는 강좌가 아니라는 걸 이해하는 데 오래 걸리지 않았습니다. 한국어와 영어 사이의 괴리가 너무 컸습니다.

 

그 때부터 자연어처리 관련해서 여기저기 기웃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낯선 용어들도 이해해야 했고, 영어는 더 많이 공부해야 했습니다.

이후 스터디에 참가해서 '자연어처리(NLP, Natural Language Process)' 공부하던 가운데 구글에서 버트(BERT)라는 자연어처리를 잘하는 알고리즘이 등장했습니다. 당시는 이게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임체인저 역할을 하나보다 싶었습니다.

 

곧이어 새로운 게 나오고 다시 또 새로운게 나오고... 마지막에 느낀 건 내가 뭘 만들 수 있는 수준은 아니구나.

내가 자연어처리를 배워서 '리걸테크'에 적용하는 건 무모하구나!

 

그리고 구글, 아이비엠(IBM),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채팅 서비스를 사용해보는 걸로 바꿨습니다.

구글은 '다이어로그 플로우(Dialog Flow)'라는 서비스였고, 아이비엠은 그 유명한 '왓슨(Watson)'이었으며, 마이크로소프트는 '큐앤에이 메이커(QnA Maker)'라는 학습용 서비스부터 '파워 버추얼 에이전트(Power Virtual Agent)'까지 사용해봤습니다.

 

각각 간단한 모델을 만든 후 카카오톡에도 배포를 해본 적이 있는데, 그 때 카카오톡의 채팅 서비스가 변경을 하면서 폐쇄적으로 변화해 사용을 포기했습니다. 라인(Line)과 텔레그램에는 아주 잘 연동이 되더군요.

 

이번에는 비용이 고민되었습니다.

 

일단 좀 미루고 있다가 챗봇을 활용한 리걸테크에서 관심이 '확장현실(XR, extended reality)'로 이동하고 살짝 떠나 있던 차였습니다.

 

지피티-3(GPT-3) 이야기를 전해듣고 다시 살짝 설레기 시작했는데, 여전히 새로 경험하는 사업에 집중하느라 다른 것들은 놓쳤습니다.

 

그리고,

 

모두가 여기저기서 이야기 하는 '챗지피티(ChatGPT)'가 나왔습니다.

 

처음 이야기를 들었을 때만 하더라도 (듣기만 해도 놀랍던) 지피티-3을 갖다 쓰는 정도라고 여겼는데, 막상 사용해보고 나니 정말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다시 한 번 '피터 디아맨디스'의 통찰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피터 디아맨디스(Peter Diamandis)의 통찰은 '6개의 디(D)는 기술진보의 연쇄반응으로서 빠른 개발의 로드맵이며 언제나 엄청난 격변과 기회로 이끌어 줍니다'라는 말로 대변할 수 있습니다.

그 6개의 디(D)는 디지털화(Digitized), 드러나지 않음(Deceptive), 파괴적인(Disruptive), 탈비용화(Demonitized), 탈물질화(Dematerialized), 대중화(Democratized)로 번역해보았습니다. 각각의 세부적인 내용은 피터 디아맨디스의 영문 블로그를 참조해주시길 바랍니다. 저는 여러번 보고 또 보고 있습니다.

 

디지털기술의 발전은 속도를 가늠하기가 어려울 뿐만아니라 변화도 지나치게 다양합니다.

 

그 속에서 더욱 빛나는 자세는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과감히 새로워지는 것이 되겠죠.

 

이를 일러 '용기'라고 합니다.

두려움없이 새로움에 적응할 용기.

 

모든 것이 해체되고 새로우며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살아가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피하지 않고 그 안으로 달려들 용기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오래 전 경영학 박사학위를 인공지능으로 했다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시절의 인공지능과 지금의 인공지능은 다르고, 학위에서 고민한 인공지능과 실전에서 작동하는 인공지능은 다르며, 그 인공지능을 응용해서 사용하는 것은 더더욱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험은 오히려 허위일 수 있는 세상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낡은 경험과 이별할 용기.

 

나날이 새로워져야 하는 세상이고, 그 세상에 솔직히 새로 배울 용기가 새삼스레 필요하다 생각나 몇 줄 적어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