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2. 29. 09:36ㆍ개나소나 인공지능
오랜만에 인공지능을 활용해서 앱을 만드는 방법을 몇 분을 모시고 웨비나로 진행했습니다. 깊이 있는 앱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고 일종의 '개념증명(Proof of Concept)' 수준이었습니다. 최근 어느 스타트업이 앱 개발에 힘들어 해서 '최소기능제품(MVP)'으로 이런 방법을 통해 만드는 걸 도와드린 적이 있습니다.
제가 이 웨비나를 한 까닭은 인공지능 시대에 혁신이란 무엇이고, 조직의 성장을 어떻게 도울 것인가에 대한 제 생각을 나누고 다른 분들의 말씀을 듣고 싶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발제하는 마음으로 시범을 보였습니다. 약간의 좌충우돌이 있긴 했는데 전달하고자 하는 바는 잘 전달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디지털시대 나아가 인공지능시대를 맞아 제가 답답할 정도로 느끼는 요소가 조직의 변화가 너무 느리다는 거였는데요. 어쩌면 맨 처음 '로봇형프로세스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접했을 때, 만났던 '우수성센터 또는 CoE(Center of Excellence)'라는 개념이 5년여 전 만난 이래로 계속 심화되기 때문에 더욱 그런 건 아닌가 싶습니다. 처음 저는 'RPA'라는 걸 기술적으로 접근하고 있었는데, 그런 선입견 때문에 생뚱맞게 등장한 낯선 'CoE'를 보고 왜 이런 이야기가 나오지 싶었습니다. 그렇지만, 'CoE'에 대한 설명을 듣다보니 모든 것이 조직의 혁신과 성장에 있구나 하는 생각에 이르렀습니다.
현실속에서 느꼈던 뭔가 이상한 경험부터 이야기를 거슬러 가봅니다.
과거부터 느꼈지만 큰 기업일수록 회사의 비전과 목적은 사라지고 맡은 업무에만 치우쳐 해당업무가 어떤 목적에 기여해야하는 지보다 해당업무가 가진 속성에만 천착하게 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저는 이걸 분업과 소외라고 부릅니다. 목적은 사라지고 업무만 남게 되는 거죠. 이건 조직을 만들 때 목적보다 조직의 생존이 우선되는 현상으로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업무를 자동화 하는 것도 중요한 혁신이지만, 그 자동화가 바라보는 목적이 무엇이고 거기에 어떻게 기여하는 가가 더 본질적일텐데 그런 것들은 업무에 치여서 배제되는 경우가 늘 보게 됩니다.
목표 중심으로 움직여야 할 부분조직이 업무만 중심으로 흐르면 업무달성보다 업무실패를 회피하게 되고, 부분의 합이 전체의 목적과 전혀 달라지게 되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각각은 효율적이고 각 업무는 혁신적으로(?) 처리하지만, 전체는 오작동 내지 교착상태에 빠지게 되는 상황이 생기기 일수입니다.
더구나 기술의 발전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빠릅니다. 목표지향적으로 기술발전을 응용하지 않으면 오히려 전체의 혁신은 어긋날 수 있습니다.
이런 변화를 조직에 도입해서 혁신과 개선을 추동하면서 공동의 목표를 향해 전체적인 수준을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는 팀을 '우수성 센터' 또는 'CoE'라고 합니다.
영문으로 작성된 마이크로소프트의 CoE에 대한 설명은 CoE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A Center of Excellence (CoE) in an organization drives innovation and improvement and brings together like-minded people with similar business goals to share knowledge and success, while at the same time providing standards, consistency, and governance to the organization.
조직 내 우수 센터(CoE)는 혁신과 개선을 주도하고, 비슷한 비즈니스 목표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지식과 성공을 공유하는 동시에 조직에 표준, 일관성, 거버넌스를 제공합니다.
기존에도 회사에 어떤 특정한 임무를 갖고 혁신을 도모하는 역할을 하는 팀이 있기는 했습니다. 한시적으로 모여서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는 팀입니다. 이를 '태스크포스(TF, Task Force)'라고 합니다. 이름에서 드러나 있듯이 '태스크(Task)'를 처리하기 위한 '잘 짜이고 훈련된 조직(Force)'입니다. 그래서 프로젝트팀입니다. 보통 군대에서 '포스(Force)'라는 용어를 쓰기도 하죠. '부대'가 그런 잘 짜여지고 훈련된 조직 아니겠습니까? 공군을 에어포스라고 하죠?
사실 '프로젝트'라는 말도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지식체계(PMBOK, Project Management Body of Knowledge)'에 따르면 다음과 같습니다.
"프로젝트는 일시적으로 고유한 제품, 서비스 또는 결과물을 생성하기 위해 수행되는 일시적인 노력입니다. 일시적이라는 것은 각 프로젝트에는 명확한 시작과 종료가 있음을 의미합니다. 고유한 것은 제품, 서비스 또는 결과물이 모든 유사한 제품, 서비스 또는 결과물과 구별되는 방식으로 다름을 의미합니다. 반면에 운영은 계속되고 반복되는 작업이며, 프로젝트는 일시적이며 고유합니다."
"A project is a temporary endeavor undertaken to create a unique product, service, or result. Temporary means that every project has a definite beginning and a definite end. Unique means that the product, service, or result is different in some distinguishing way from all similar products, services, or results. Operations, on the other hand, are ongoing and repetitive, while projects are temporary and unique."
주요 속성으로 '일시적'과 '고유한'이 있고, 해당 속성이 수식하는 명사는 '노력'과 '목적물(제품, 서비스 또는 결과물)'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일시적'과 '고유한'이란 개념에 대해서는 따로 설명을 하고 있고, 진행중이고 반복되는 속성을 가진 '운영(Operation)'과 구별해서 '프로젝트'의 '일시적'과 '고유한'이란 속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혁신을 위한 점은 동일할 수 있으나 'TF'와 'CoE'는 일관성과 지속성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CoE'는 '조직의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에 목표로 하고 있기에 기술의 변화에 휘둘릴 것이 아니라 전문성을 확보하며 목표지향적으로 조직을 성장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그러면 인공지능 시대에 'CoE'는 더이상 필요하지 않는 것인가? 지식은 점점 더 날카로워지고 전문화되는 세상인데 굳이 'CoE'라는 것이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닌가? 이런 질문이 등장했습니다. 매우 타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면 'CoE'가 등장한 배경을 고려하면 'CoE'가 단순히 지식을 통합하는 정적인 '지식기반(Knowledge Base)'이 아니라 지식기반을 설계하고 운영하는 주체에 해당하기에 오히려 더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래서 더더욱 조직 전체의 성장을 파악하고 조율하고 목표지향적으로 전체의 힘을 모으는 일은 'CoE' 또는 이와 유사한 역할을 담당하는 곳을 만들고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의 성장을 장려하는 한편, 부분의 합이 전체의 합이 되도록 전체적인 수준을 끌어올리는 건 더더욱 중요한 게 아닐까요?
인공지능 시대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야 하는 건 엄청난 힘에 어떻게 제어력을 갖게 할 것인가입니다. 차가 빠르면 빠를수록 브레이크 성능이 중요해집니다. 국내 대기업의 어느 직원이 챗지피티를 활용하다가 회사 중요자료가 챗지피티를 통해 유출되는 사건을 떠올려보면 조직에서 'CoE' 또는 유사조직을 통해 먼저 최고의 활용사례(Best Practice)를 찾아서 공유하고 책임있는 인공지능 활용(Responsible AI)에 대해서 고민해가야 하는가를 잘 설명할 수 있을 겁니다.
인공지능이 발달하면서 점점 더 핵심은 본질에 대한 접근과 이해에 있는 듯 합니다.
덧1. 어제 있었던 웨비나를 마치고 문득 '대화'라는 도올 선생의 책이 떠올랐습니다. 이 책에서 제가 기억하는 가장 진한 부분은 '대화는 편견의 확인'이라는 표현이었습니다. 서로가 바라보는 시각과 관심두는 영역에 따라서 얼마나 다르게 해석하고 이해할 수 있는가였습니다. 인공지능과 'CoE'에 대한 생각도 서로가 가진 나름의 편견과 선입견에 따라 다른 차원을 바라보고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게 저는 좋았습니다.
덧2. 챗지피티에게 인공지능 시대의 'CoE'가 여전히 중요한지에 대해 의견을 구해봤습니다. 그냥 지껄이듯 생성한 답변치고는 꽤나 통찰력을 수집했더랬습니다. 같은 대답을 들을 지 모르겠습니다만 참고삼아 공유합니다.
인공지능 시대에서도 "Excellence Center" 또는 "Center of Excellence" (CoE) 개념은 여전히 유효하고 중요할 것으로 여겨집니다. 다음은 이러한 개념이 AI 시대에 왜 중요하고 계속 유효할지에 대한 주장과 의견을 정리한 것입니다:
- 지속적인 기술 발전: AI 기술은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진화하고 있으며, 이 분야의 최신 동향과 최고의 실천 방법을 따라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CoE는 AI 기술의 최신 동향을 연구하고 조직에 적용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습니다.
- 전문성과 역량 유지: CoE는 AI 및 기계 학습과 같은 분야에서의 전문성과 능력을 유지하고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이는 조직이 AI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 윤리와 규정 준수: AI를 개발하고 운영하는 과정에서 윤리적 문제와 규정 준수는 큰 관심사입니다. CoE는 조직이 윤리적이고 규정 준수를 준수하며 AI 시스템을 개발하도록 지원할 수 있습니다.
- 협업과 지식 공유: AI 프로젝트는 여러 팀과 부서 간의 협력을 필요로 합니다. CoE는 협업을 촉진하고, 지식과 최고의 실천 방법을 다양한 이해 관계자에게 전파할 수 있습니다.
- 위험 관리: AI 프로젝트는 데이터 개인 정보 보호, 보안 및 규정 준수와 같은 중요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CoE는 이러한 위험을 식별하고 관리하기 위한 지침과 전문 지식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 지식 공유와 인력 개발: CoE는 AI 지식을 조직 내에서 공유하고, 직원들이 AI 기술에 대한 역량을 향상시키며 취업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지원할 수 있습니다.
- 지속적인 개선: AI 환경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며 조직은 새로운 도전과 기회에 대응해야 합니다. CoE의 임무는 AI 관련 프로세스, 기술 및 전략의 지속적인 개선을 지원하는 것입니다.
- 혁신: CoE는 AI 분야에서 혁신을 촉진할 수 있습니다. 최신 AI 기술과 기법을 연구하고 적용하여 조직에 경쟁 우위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AI 시대에서도 CoE 개념은 AI의 독특한 도전과 기회를 다루는 데 필요한 전문성, 혁신 및 윤리적 AI 실천 방법을 촉진하며, 위험을 관리하고 효과적인 구현을 보장하기 위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따라서 CoE는 AI의 잠재력을 활용하고 동시에 위험을 관리하고 윤리적 및 효과적인 구현을 보장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계속해서 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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