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2. 28. 10:37ㆍ디지털전환
공무원은 알다시피 문서작업이 매우 많다. 무엇 하나를 하더라도 근거를 남겨야 한다. 세금이 허투루 쓰이지 않게 하기 위해서 근거를 남기기 위한 일종의 메타활동이면서 본래 활동이기도 하다. 문제는 그 분들이 다루는 툴이 매우 낡은 방식이란 거다.
아시다시피 '한컴'이란 회사의 매우 별로인 문서편집기를 사용하는데, 업무를 처리하는데 있어 확장성과 유연성에 비춰보면 매우 별로인 프로그램이다. 내가 '한컴'을 비판하기 위해 이런 글을 쓰려는 건 아니니까 이쯤하자.
원래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다.
페친 중에 국회에서 일하시면서 ICT 분야에 대해 끊임없이 공부하시고 업무에 적응하시는 분이 계시다. 최근에 파이썬을 통해 보고업무를 자동화를 해내셨는데, 그 준비과정에서 하신 말씀과 구축하신 이후의 내용을 간접적으로 보면서 하고 싶은 말이 참 많았다.
그 중에 가장 남기고 싶은 말 기술 변화를 수용하는 것이 지금 매우 우선 순위에 올라야 한다는 것.
따라서 그 수용과정을, 다른 말로 '학습' 또는 '훈련'을, 업무의 일환으로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거다.
내가 최근 거의 모든 조직(대기업, 중소기업, 공공기관)에서 느끼는 건 전환 또는 변화에 대해, 혁신이라고 하기도 한다, 집착은 하는데 근본적인 해결은 등한시 한다는 거다. 무슨 말이냐면 대부분 일상 업무에 치여서 그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는 악순환에 빠져있다. 해야는 하겠는데 당장을 내려놓을 틈이 없고 그러니 외주를 주게 되고, 외주를 주게 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기술을 수용할 줄을 몰라서 외주하면서도 태도가 소극적이다. 외주를 잘 주는 방법을 모르는데 외주를 주고도 협력단계에서 '나는 모른다'를 외치고 '내가 그걸 알면 내가 직접하지 왜 시키냐'는 태도일 수 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상호 스트레스만 남고 술집이 해소처가 되는 흐름?
결론은 보지 않는 산출물 잘 남기는 것과 최종의사결정권자에게 뭔가 신기한 포인트를 넣는 것에 집중한다. '음 잘했네'라는 칭찬을 듣게 되는 게 프로젝트의 본질이 되어버린다.
산출물을 남긴다는 것은 공무원이면 집착하지 않을 수 없는 업무이다. 투명성을 위해서 지금같은 구조에 산출물을 남기지 않을 도리가 있을까? 그런 산출물과 근거 확보를 '번문욕례'라는 어려운 말로 절차를 폄훼하는 건 구조의 문제이다. 영국의 그 악명높은 '빨간리본' 즉 '레드테잎(Red Tape)'은 기록과 투명성의 상징이다. 그 방법 말고는 기록을 투명하게 남길 방법이 당시에는 없었으니까...
지금 같은 방법과 구조에서는 그 방법이 거의 유일하다. 그래서 현업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업무에 맞는 기술을 도입하는 형태로 변화를 주어야 한다.
구체제에 변화를 주고 기존의 구조에서 벗어나는 길
일반 직장인 뿐만 아니라 공무원들도 일정시간을 자신의 업무를 최적화하기 위한 학습활동을 업무로 인정하는 것이다. 모든 것들이 재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학습하는 조직을 만드는 것.
더글라스 엥겔바르트의 저 유명한 말 "우리가 더 잘하는 것을 더 잘할수록, 우리는 더 잘하는 것을 더 빠르게 하게 될 것이다(The better we get at getting better, the faster we will get better)."처럼 일을 맡은 사람이 효율성을 확보하는 것이 효과성에 더 가까이가는 일이 될거다. 즉, 직접 업무를 다루는 사람이 자신의 업무를 더 잘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게 하고, 그 열매를 본인의 업무혁신 뿐만 아니라 조직의 혁신과 사용자의 혁신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시민개발자의 필요를 개발자 몸값때문으로 돌리지 말자
비용으로만 접근하는 시각은 시민개발자의 필요성을 개발자 몸값과 비교하기도 한다. 개발자는 매우 필요하다. 그리고 개발자들은 그에 걸맞는 가치를 생산하도록 하고 대우하는 게 맞다.
하지만 시민도 개발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다. 지식은 점점 보편화 되고 있고 찾고 학습하면 자기가 필요로 하는 업무를 자동화 하고 개발하는 것은 예전처럼 큰 어려움이 없이 확보할 수 있는 세상이다.
문제는 학습을 업무로 받아줄 여유를 확보하자
개발을 해야 하는 목적, 또는 원인을 '문제점'이라고 하고 이 문제점 확보가 항상 우선이다.
왜 개발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몸소 갖고 있는 사람. 그 시민이 개발자가 되는 길을 열어주는 게 새로운 시대에서 필요한 가치가 아닐까?
조직에서 그런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게 학습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는 길. 그것이 조직의 성공이고 비즈니스의 성공전략이어야 한다.
회사와 공공기관들은 정말 업무를 더 잘하기 위해 스스로 또는 스터디를 조직해 학습하는 사람들의 활동을 업무로 인정하고, 특히 공공기관은 업무를 좀 더 줄여줘서 일자리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외주형태의 예산을 사용하는 것도 국가경제의 활력을 키우기 위한 좋은 방안이겠지만,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공무원 수를 늘이고 업무를 줄여주면서 훈련을 하게 하면 흔히 말하는 '시빅해킹(Civic Hacking)'도 민과 관이 함께 같은 언어를 사용하며 '척하면 척'하고 충분히 할 수 있을 거다.
가능한 빨리 입법을 통해서 해야 하는 건 업무를 바라보는 시각을 다시 조정하는 길이 아닐까?
업무혁신할 시간을 확보해주고 그 학습을 명문화해서 업무로 존중해주는 것.
'더 잘하는 것(Getting better)'을 '확보(get)'할 수 있게 조직을 더 낫게 만드는 것(The better)이 구조적으로 매우 필요한 세상이다.
대표이미지 출처: Image by Free-Photos from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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