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PA와 디지털전환

2021. 1. 2. 10:57디지털전환

Robotic Process Automation

2019년 오토메이션 애니웨어(Automation Anywhere)라는 곳에서 파견온 강사를 통해 Automation Anywhere RPA Trainer 인증을 받고, 나름 RPA의 가능성에 대해 확신이 생겼다.

트레이너 인증을 받은 후에 곧바로 페이스북에 'RPA Korea User Group'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사람들의 관심이 적지 않은 것 같다.

 

불과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나역시 로봇형 프로세스 자동화(RPA, Robotic Process Automation)를 잘 몰랐다.

파이썬(Python)으로 사무를 자동화 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관심이 있었지만, RPA를 접하게 된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문과출신으로서 Python과 R로 뭔가를 어렵지 않게 만지고 조작할 수 있다는 것으로도 충분히 놀라던 터였는데, '로우코드(Low-Code)'로 마치 코드블럭를 만지며 내가 하는 업무를 자동화 할 수 있다는 건 더한 충격이었다.

 

그럼 RPA란 뭔가?

 

'내가 할 일을 다른 누군가(Robot)에게 시켜서 일 처리를 하도록 자동화 하는 것'을 말하는데 사실 '다른 누군가'가 '로봇'이 아닌 '가상의 로봇같은 것'이 하는 듯 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무슨 말인지 봐도 모르는 분들이 계실테니 우선 동영상으로 하나 확인해보자.

 

위 동영상은 아파치 2.0 라이선스 기반의 오픈소스 소프트웨어인 Robin이란 RPA 저작도구로 웹 사무 자동화를 간단히 구현한 것이다. 참고로 이 Robin을 만든 Softomotive는 Microsoft는 다시 MS Power Automate Desktop이란 제품으로 MS 365 제품군에 연동이 되게 하였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으로 Automation Anywhere가 Enterprise 수준에서 도입하게 하기에 장점인 부분이 있지만, Robin이 사용상의 간결함에서 좀 더 매력적이다.

참고로 MS Power Automate Desktop은 Robin을 기반으로 그래픽형태의 사용자 인터페이스(GUI, Graphic User Interface)를 제공하고 있다. 

 

웹 브라우저를 실행해서 원하는 사이트를 열고 로그인해서 원하는 작업을 실행하는 과정을 자동화 하는 시나리오를 들여다 보면 어지간한 서비스는 다 가능하다는 걸 알 수 있다

  1. 웹 브라우저 실행

  2. 원하는 사이트 주소 열기

  3. 로그인 페이지로 이동위해 버튼 조작

  4. 로그인을 위해 '입력창 또는 입력박스(Input Box)'를 인식

  5. 해당 Input Box에 텍스트 값 입력

  6. 입력후 '엔터 키' 입력 또는 버튼 조작

이 정도면 웹에서 처리할 기초적인 것들은 모두 처리가 가능하다.

 

다시 RPA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내가 정리해둔 업무 처리과정을 '실행(run)'만 시키면 몇 번이고 '군말없이', '다른 문제가 없는 한', '입력해놓은 명령'은 무조건 실행하도록 자동화하는 걸 말한다.

 

예전에는 이런 일은 전문 프로그래머의 일이었다.

 

그런데 디지털전환이 이뤄지는 시점에서 주변환경의 변화로 '시민개발자(Citizen Developer)'가 스스로 자기 업무를 도울 디지털노동력을 고용할 수 있는 세상이 되기 시작했다.

 

RPA - 인간의 활동을 증강시키는 디지털노동력

RPA 제작을 돕는 서비스업체들은 RPA를 디지털노동력(Digital Workforce) 라고 하면서 사람들을 대신하게 한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한편으로 맞지만 한편으로 매우 어리석은 발상이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RPA에서 R(Robotic)이 중요하지 않다. 사실은 로봇화된 업무처리 주체가 어떻게 일을 하게 할 것인지, 그 업무의 정의를 제대로 하는 사람이 없이는 P(Process)와 A(Automation)를 진행할 수가 없다.

P와 A를 장악한 사람에게 당신 업무를 R에게 인수인계하란 소리를 하면 즐거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경영진, CEO와 CFO의 시각차이에 대한 농담처럼, 특히 F(Finance)를 담당하는 사람 가운데서도 하수들은 비용절감을 반길 수 있겠지만...

 

CEO와 CFO의 시각차이

CEO: 직원들이 교육을 통해 성장하는 데 비용이 얼마나 들까요?
CFO: 그렇게 비용을 투입했는데 다른 회사로 가면 어떻게 될까요?
CEO: 실력이 떨어지는 직원이 우리 회사에 남아서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는 게 더 문제가 아닐까요?

- 인터넷 어딘가에서 읽은 글(출처가 생각나지 않아 기억나는 정도로 편집)

실제 RPA 도입과 관련해서 상담을 가면 각 기업의 경영진은 변화를 적극 수용해서 생산성을 높이고 싶어 하지만, 실무를 담당하는 분들은 전혀 다르다.

상담초반: 이런 것도 되나요? 저런 것도 되나요?
상담중반: 와, 이러면 내가 할 일이 없어지겠네?
상담후반: 그럼 이런 것은 안되겠네요? 저것도 안되겠네요? 에이, 도입할 필요가 없네.

 

일자리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매우 커지면서 도입을 꺼리게 된다.

 

RPA는 대체가 아닌 증강(Not Substitution but Augmentation)

경영진과 실무자 사이의 인식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 가장 먼저되어야 한다.

RPA를 비용감축의 수단으로 쓸 것인지?

아니면 회사의 생산성을 높이고 조직력을 강화하는 도구로 활용할 것인지?

 

업무의 재정의와 업무를 바라보는 시각을 고치는 일

 

디지털전환의 핵심은 바로 그런 문화를 새로 창조하고, 적응하고, 시도하며 개선하는 일이다.

디지털이 그저 갖다주거나 비용을 절감하는 게 아니라.

 

애초에 로봇(Robot)이란 단어가 등장한 '카렐 차페크'의 '로썸의 만능로봇들(Rossum's Universial Robots)'라는 희곡에서 로봇은 인간이 하기싫고 위험한 일을 뒤치다꺼리 하기 위해 만들어 졌다. 그 희곡에서도 로봇은 반란을 일으켜 사람이 필요없는 존재로 제거하게 되는 디스토피아를 연출한다.

 

조직에 두려움을 제거하는 일이 조직을 강하게 하는 필수적인 요소임을 '최고의 팀은 무엇이 다른가?'라는 책에서 다니엘 코일이 지적하고 있다.

 

아래 짧은 동영상 하나를 들여다 보자.

 

1968년 '모든 데모의 어머니(The mother of All Demos)'라는 엄청난 시연을 한 더글라스 엥겔바르트의 철학을 들여다보면 디지털, RPA를 아우르는 핵심 키워드가 쉽게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

 

디지털전환, RPA, 인공지능의 궁극적인 지향점?

'인간 지식과 능력의 증강'

 

상단에 있는 배경은 Pixabay로부터 입수된 Ravindra Panwar님의 이미지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