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삶에 간섭을 하려면...

2021. 1. 18. 10:30더불어살기

다 큰 성인에게 충고하는 건 매우 위험한 짓이다

언젠가 그런 깨달음을 가졌다.

그래서 항상 이 깨달음을 먼저 가져본다.

충고를 하고 싶으면 일이 되게 하는 방향으로 하라.

그리고 일이 되게 돕지 못하면 기다렸다가 실패했을 때 어떻게 지원할 것인가라도 준비하라.

남의 삶에 간섭을 하려면 최소 그 정도는 해야 간섭할 수준이 되는 거다.

 

그렇지 않으면 그 사람을 오롯이 믿어라도 줘라.

 

삶에 중요한 것들이 오죽 많을까? 결혼, 취직, 진학 등등 모두 중요하지만...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뭘 하려는가이고, 그게 정답이 없는 활동이기에 그가 스스로 방식으로 정답을 찾게 해주어라.

대신 살아줄 수도 없고 살아줘서도 안된다.

스스로 삶을 살아가기도 벅차야하고, 그 와중에 벅찬 삶을 나눌 사람을 만나면 반갑게 생각하라.

나도 그런 사람이 생길 때마다 내 안이 밝아지는 기분이 든다.

 

내 벗은 이렇게 하더라

나이 마흔이 넘어 대세인 자바로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겠다고 하자 '형, 요새 나는 파이썬이 좋아요. 자바같은 거 좀 힘들텐데 굳이 왜 그런 힘든 걸...'이라며 간접적으로 '파이썬'을 안내해줬다.

'자바'야 신문이며 방송에서 들어본 적이 있지만, '파이썬'은 들어본 적도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럼에도 '실업자를 위한 전자정부프레임 기반 프로그래밍과정'을 마치고 나자 '형, 고생했어요. 내가 해줄 건 없고 소고기 사주면서 자바챔피언인 형 소개해줄테니까 와요. 택시비도 줄께'라고 아무 조건 없이 사람을 소개해줬다.

 

당시 나는 사법시험에 실패하고, 중소기업에서 일해본 게 전부인 (과거 비영리기구에서 일하고, 귀농을 하겠다고 깝치던게 약간 더 있는) 말 그대로 듣보잡이었는데 지금은 매우 친한 그 이를 소개해주었다.

 

요새야 나한테 이따금 꼰대짓을 하지만, 남의 삶에 내가 끼어드는 방식 그대로이다.

끼어드려면 정말 도울 수 있는 걸 찾거나 실패에 대한 도피처(?) 마련을 돕는 게 맞다.

 

기브 앤 테이크

아담 그랜트가 쓴 '기브 앤 테이크'에서 매우 위로를 받은 적이 있다.

테이크를 위한 기브를 하지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삶이라는 걸, 그렇게 살아도 된다는 걸 위로받았다. 매우!

 

그 와중에 정리한 게 있다.

도움을 주기 위한 조언이 아니면 기브가 아니다.

어설픈 충고로 남의 감정을 테이크 하려면 적어도 기브는 해야 한다.

기부라도 하거나!

 

남의 삶을 그렇게 축내지 말자.

 

내게 공짜로 남 돕는 거 하지말라는 충고

그런 충고를 하기 전에 내게 공짜를 바라지 말았으면 좋겠다.

그런 충고보다 그런말하며 내게 공짜를 바라는 사람을 가까이 두는 게 더 낭비다.

 

언젠가 나의 복수론을 이야기할 기회가 있다면...

딱 한마디만 할 생각이다.

하지마라.

귀한 삶을 그런데 낭비하지 마라.

 

나는 가진 게 없어서 낭비를 싫어한다.

충고라면서 전혀 도움은 안되는 낭비하는 짓을 않고 살수는 없겠으나, 그럴 때마다 재빨리 반성하고 돌아오려 한다.

재빨리 돌아오는 과정을 익히는 거.

 

그게 공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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